오상호 Oh Sangho
ohsangho.osh@gmail.com
인적 정보
1994 | 서울 출생
2021 | 한성대학교 제품디자인과 졸업
단체 전시
2026 | 재료의 언어 | 마루아트센터 | 서울특별시 종로구
2023 | GARDEN | LEMEL | 서울특별시 성북구
2022 | 제42회 국제현대미술대전 |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 서울특별시 종로구
2019 | 제54회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 KINTEX | 경기도 고양시
수상 이력
2022 | 제42회 국제현대미술대전 공예 부문 은상 수상
2019 | 제54회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가구디자인 부문 은상 수상
작가 노트
들꽃은 인간을 위해 피어나지 않는다. 사람도 그렇게 살아낼 수는 없을까. 타자의 의도로 존재하는 게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실존하도록.
대학에 다닐 적, 나는 전공인 제품디자인을 공부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땐 디자인을 ‘목적 달성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행위’라고 여겼다. 나는 이것이 멋진 일이라 생각했고, 잘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밤낮없이 과제에 매달렸고 좋은 성적으로 학과를 졸업하였다. 나는 이 일에 잘 맞는 사람인 것 같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니 고민할 것 없이 이 길로 나아가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마음 한편에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그래서 섣불리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어떤 의문이 있었다.
그것은 ‘디자인의 주체’에 대한 의문이었다. 디자인의 주체가 과연 디자이너일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몫이지만, 그 전략이 달성해야 할 목적을 정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인가? 내가 내린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디자인이 달성해야 할 목적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정한다. 디자인의 주체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디자인의 가치는 사회가 평가한다. 자연히 디자이너의 가치 또한 사회가 결정한다.
그제야 나의 앞에 놓인 길을 알아볼 수 있었다. 타인의 필요를 충족하고 사회로부터 가치를 인정 받는 삶, 이것이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었다. 그러나 발걸음을 떼야 할 그 순간에, 나는 그 길을 선택하지 못했다. 그 길은 결국 나를 위한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에겐 그 길이 타인과 사회의 도구로써 살아가는 길로 보였다. 나는 도구가 아닌, 주체로서 살고 싶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주인이고 싶었다. 자신의 생에 대하여 타인의 인정을 바라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비록 세상에 쓸모를 더하지 않는 삶이라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하여도.
그래서 그 길로부터 뛰쳐나왔다. 나로서 살아가기 위하여,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하여. 정말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알지 못한다. 아직 살아본 적 없는 삶이므로. 그러나 들꽃이 제 피어남을 알고서 뿌리를 내렸을까. 스스로 그러하다는 이유만으로 뿌리를 내리는 들꽃처럼, 마음이 그러하다는 이유만으로 창작을 하겠다.